전파의 발견
전파의 발견
1895년 6월 7일.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의 한 언덕에서 마르코니라는 젊은 과학자가 금속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 금속판은 유도코일을 통해 공중선과 연결돼 있었다. 맞은편 언덕에서 열심히 검파기를 들여다보고 있던 그의 조수가 순간 벌떡 일어서더니 공중에 총을 쏘았다. 마르코니가 보낸 전파신호가 검파기에 포착됐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시공을 초월해 전파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 과학자의 집념이 확실히 증명되는 동시에 라디오가 지구상에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무선통신의 가능성을 입증해 보인 마르코니의 발견에 대해 이탈리아 정부는 무관심했다. 대신 영국 우전성이 마르코니를 전면 지원, 이듬해 브리스톨해협 횡단 무선전신 실험에 이어 1902년에는 2천5백㎞ 떨어진 선박과 육지와의 교신에도 성공했다. 5년 뒤 마르코니와 영국이 합작한 마르코니 무선전신회사는 대서양 횡단 무선전신 서비스를 상업적으로 시작했다. 1920년쯤에는 선진국 대부분이 무선전신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후 주파수 변조장치가 개발되면서 음성과 음악을 멀리까지 보내 들을 수도 있게 됐다.
1922년에는 미국에만도 6백여개의 라디오 방송국이 생겨 1백만명 이상이 라디오를 청취하게 됐고, 영국에는 BBC방송이 설립됐다. 선박과 항공기에 라디오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거의 필수가 되다시피 해졌다. 마르코니의 라디오는 인류 역사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