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볼 때 흐릿하게 보이는 이유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볼 때 흐릿하게 보이는 이유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다. 혹시 빛이 거의 없는 곳에서 사물을 볼 때 윤곽이 흐릿하게 보이는 걸 느끼는지 모르겠다. 사실 어두워서 잘 안 보일 수는 있어도 사물마저 흐릿하게 보일 이유는 없다. 사람이 어두울 때 선명하게 볼 수 없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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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은 젤리 같은 유리체가 채워져 있어 둥그런 모양을 유지하는데 안쪽 망막(retina)에 시신경이 퍼져 있고 렌즈(수정체)와 직선상에 상이 맺히는 지점, 즉 렌즈를 거쳐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을 포비아(fovea;중심와)라 한다. 카메라의 초점 맞추기와 같이 포비아에 초점이 잘 맞나 안 맞나에 따라 근시와 원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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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색을 인식하는 cones와 명암을 인식하는 rods가 있다. 즉 밝을 때는 cones의 역할이 크고 어두울 때는 주로 rods를 통해 사물을 보게 된다. cones와 rods가 망막에 같이 퍼져 있는데, 다만 cones와 rods가 망막에 위치한 비율은 일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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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이 망막에 분포한 rods와 cones의 시신경 수를 나타낸다. X축의 중간에 시신경 다발이 빠져나오는 부분이 있는 맹점이 있고 가운데 0도가 앞서 말한 포비아인데 양 시신경의 분포가 흥미롭다. 초점이 잡히는 포비아에 낮에 볼 수 있는 cones가 대부분 밀집해 있다. 대신 rods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밤에 볼 수 있는 rods는 망막에 전체적으로 퍼져 있다. 아마 사람의 눈은 초점이 위치한 부분은 낮에 잘 볼 수 있게 최대한 양보하고 어두울 때는 전체적인 위협을 감지하기 위해 주위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진화한 듯하다.
이제 왜 어두울 때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없는지 대답이 된다. 어두울 때 시력을 좌우하는 rods가 포비아(초점)에 거의 없어서 마치 안경을 안 낀 듯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