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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도서관에서 커피 책을 찾다 전국의 유명한 커피집들을 소개한 책이 있었다. 가게 분위기나 주인장의 커피에 대한 생각 소개 등. 작가도 먼저 밝히기를 소규모로 잘 안 알려진 제대로 커피를 내리는 곳도 많고, 책에 소개된 카페들과 작가가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커피 매니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가게, 지방에 있는 카페 소개 중에는 매니아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다는 표현이 자주 보이는 걸 봐서는 정말 유명한 곳만 소개한 것 같다.

마침 얼마 전 커피를 마시다 떠오른 게, 커피 많이 마시다 보니 가끔 맛있게 내린 에스프레소나 드립 커피 맛은 대략 알게 되었지만 전문가가 적절한 환경에서 제대로 내린 커피를 마신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의 기준이 될 비교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가게를 알게 된 건 정말 좋은 기회다 싶었다. 주말에 서울 시내 위주로 투어를 나섰다.

1일차 - 커피스트(신문로) -> 클럽 에스프레소(부암동)

커피를 하루에 많이 마실 수는 없으니 한 번에 두 군데만 방문하기로 했다. 나는 가치 판단에 있어 개인적인 경험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책에 소개된 내용에서 가이드가 될만한 한 줄 평만 기억하고 나섰다.

커피스트

광화문 근처는 커피를 잘 하는 카페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자타공인 유명한 곳을 꼽자면 커피스트다. 여기는 서울 시내에서도 유명한 커피집으로는 한 손에 꼽히는 곳이다. 그런데 커피스트는 오랫동안 가게를 하다보니 지향하는 맛은 보수적인 맛이라는 듯. 물론 이는 (원래 내 목적인) 커피 맛의 기준으로 삼기에는 최적이다.

코스타리카 핸드 드립을 주문했는데 주문하고 나오는데 오래 걸린다. 일단 지금까지 주문해 본 커피 중 가장 정성들여 내려진 커피였을 것 같다. 이제 최상의 아라비카 커피 맛이 어떤 건지 안 것 같다(목적인). 커피를 가져다 주었을 때부터 온도가 적당해서 바로 마실 수 있었다. 신맛이 강하고 마치 와인을 마시는 것 같이 질감이 강했고 매우 맛있었다.

처음에 자리가 없어서 테이크아웃을 할까 했는데 마침 한 자리 나서 마시고 갔다. 커피 종류마다 잔 모양이 다르다. 잔으로 마셔야 제대로 느끼고 갔을 것 같다. 나중에 알았지만 테이크아웃으로 안 해서 정답이었다.


이 기세로 시내를 좀 걷다 부암동으로 올라갔다.


클럽 에스프레소

3층 건물 통채로 커피 집이다. 버스로 가야하는 외진 곳이고 북악스카이웨이가 지나는 산 중턱에 있다. 카페 주인이 시내는 비싸서 가게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하는 듯. 메뉴에 에스프레소 밖에 없어서 핸드 드립은 없냐고 물어보니까 작년에 리모델링하면서 없어진 모양이다. 그래도 에스프레소도 충분히 잘 내려서 맛있었다.

르완다 커피를 주문했다. 너무 뜨거워서 60도 정도로 식을 때까지 기다다리니 진짜 맛이 나온다. 첫 맛은 오렌지와 레몬 계열의 상큼한 향이 나고 끝은 다크 초콜릿 맛이 났다. 매우 맛있었다. 마시고 나서도 과일의 아로마가 입 안에 몇 시간 동안 남아있었다.


후기.

오늘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집 밖을 나서기 힘들었지만 커피스트를 방문하고부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고 200% 만족한 하루였다... 투어 목적도 완전히 달성했다. 커피스트는 단지 커피만을 마시기 위해 찾아 갈만한 가치가 있는 집이다. 앞으로도 종종 찾아 가려고 한다.


책에 소개된 한 줄 평
<커피스트> : 신문로 골목, 성곡미술관 건너편 -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카페
<클럽 에스프레소> : 부암동 - 최상의 분위기

커피스트 - 종로구 신문로 2가 1-335 (5호선 광화문역 1번 출구)
클럽 에스프레소 - 종로구 부암동 257-1 (3호선 경복궁역 또는 광화문역에서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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