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2023-08

Submitted by hyacinth @
국가 정책이나 비즈니스에서 선과 악으로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선택에 직면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좋은 것과 좋은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래서 선택이 어렵고 의사 결정권자에게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우리를 곤란하게 하는 도덕적 문제는 일반적으로 딜레마의 형태를 띤다. 여러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선과 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상반되어 보이는 관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도덕의 다원성이다. 다원성은 여러 가치를 저울질하는 것이다. 한 가지 방식으로 좋은 삶을 설명할 수는 없다. 기독교의 가치, 불교의 가치, 호메로스의 용기,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칸트의 의무, 마키아벨리의 간계(奸計) 모두 도덕적 삶을 설명하는 합당한 방식이다. 이러한 가치들을 비교하거나 판단할 기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에서 딜레마(di-lemma)는 '두 가지 명제'를 뜻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두 명제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을 딜레마라고 한다. 모든 딜레마는 어떤 선택도 만족스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 모든 가치의 장점을 살리면서 어떠한 단점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다음과 같이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 해결 미루기: 딜레마가 없는 척을 한다. 그 결과, 근본적인 해법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는다.
  • 임의로 한 가치를 버리고 나머지 가치 지지하기: 두 가치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 두 가치 사이를 왔다 갔다 하기: 기분에 따라, 유행에 따라, 또는 주기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면서 양극단을 왔다 갔다 한다.
  • 한 가치가 다른 가치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예측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지점을 너무 빨리 결정하거나 너무 늦게 결정하면 위기에 처한다. 즉, 전전긍긍하고 조급해지거나 배를 놓칠 위험이 있다.
  • 중도를 추구하며 양극단의 균형을 유지한다.

딜레마나 도덕은 답이 있는 문제나 퍼즐 맞추기가 아니라 창의력이 필요한 프로젝트나 끝없는 탐구 과제에 가깝다.
(이러한 도덕적 고민은 종종 경험에서 비롯된 행동 편향의 결과를 보일 수 있다. 자신의 방법이 성공을 보장한다고 믿거나, 자신을 현재 위치에 있게 한 하나의 태도에 고집을 부린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려고 노력할 때 '대립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한다. 다시 말해, 한쪽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 말고도 딜레마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두 가치를 공평하게 대우하는 방법은 없을까? 임의로 한 가치를 선택하거나 우선순위를 정하는 대신, 이러한 가치를 결합하거나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원적인 세상에서 충돌하는 가치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양극을 대할 때 두 가치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기회로 여기라는 답을 제안한다[1].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A와 B가 상충하는 가치로 보인다면, A를 개선하기 위해 B가 A를 강화시키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양극단을 모두 고려하는 '정확한' 지점을 찾는 것이다.
----
  • [1] 경영철학자 Charles Hampden-Turner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

Powered by Moniwiki | Theme inspired by nolboo.github.io.